[포커스] RFHIC·웨이비스, 통신주일까 방산주일까? GaN 반도체가 연결하는 두 시장

휴대전화 기지국과 군함의 레이더는 전혀 다른 장비처럼 보인다. 하나는 데이터를 전달하고, 다른 하나는 주변의 물체를 탐지한다. 하지만 두 장비에는 공통된 과제가 있다. 무선 신호를 필요한 출력으로 내보내면서 전력 손실과 발열을 관리해야 한다는 점이다.

RFHIC와 웨이비스가 다루는 GaN RF 반도체는 이 공통 과제와 연결된다. 질화갈륨이라는 반도체 소재를 이용해 고주파 신호를 증폭하는 기술이다. 통신과 방산은 이 기술이 적용되는 서로 다른 시장이다.

따라서 두 기업을 이해하려면 산업 이름과 함께 실제 판매하는 제품을 살펴봐야 한다. 칩을 공급하는지, 증폭기와 모듈까지 만드는지, 어떤 고객의 주문이 실적으로 이어지는지에 따라 사업의 성격이 달라진다. 공개 자료에서는 두 회사의 제품 영역이 겹친다는 사실과 함께, 현재 매출 규모와 영업손익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점이 확인된다.

기지국과 레이더가 GaN을 사용하는 이유

GaN은 갈륨과 질소로 구성된 화합물 반도체다. RF는 무선주파수를 뜻한다. 여기서 살펴보는 GaN RF 반도체는 무선 신호를 다루는 부품이며, 대표적인 역할이 신호의 전력을 키우는 증폭이다.

기지국은 데이터를 담은 신호를 안테나로 내보낸다. 레이더는 전파를 보내고 되돌아오는 신호를 분석한다. 이때 송신 신호를 키우는 전력증폭기의 성능은 장비의 출력, 소비전력, 냉각 설계와 연결된다.

GaN 기술이 주목받는 이유도 고출력·고효율 RF 회로를 구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 RF 반도체 업체 코보(Qorvo) 역시 GaN 공정을 상업용과 방산용 고출력 RF 응용 분야에 제공하며, 공정 선택이 출력·효율·신호의 선형성과 패키징에 영향을 준다고 설명한다. 선형성은 신호를 증폭하면서 원래의 형태를 얼마나 충실하게 유지하는지를 뜻한다.

물론 기지국에 쓰는 부품을 그대로 모든 레이더에 넣을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작동 주파수와 출력, 신호 형태, 사용 환경에 맞춰 제품을 설계해야 한다. 공통된 반도체 기술이 여러 시장으로 확장되지만, 고객이 구매하는 최종 제품의 조건은 다르다.

RFHIC, 트랜지스터에서 증폭기와 시스템까지

RFHIC(218410)는 GaN 트랜지스터와 전력증폭기, 고출력 시스템을 다룬다. 트랜지스터는 증폭을 수행하는 핵심 소자이고, 증폭기는 이를 회로와 결합해 고객이 사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만든 것이다. 회사는 공식 자료에서 이러한 제품의 설계·제조·시험 역량을 소개하고 있다.

통신 분야에서는 4G·5G 기지국용 부품과 증폭 솔루션을 제공한다. 회사가 소개하는 집적형 제품에는 여러 RF 기능을 하나의 작은 패키지로 결합해 장비 설계를 간소화하려는 방향도 드러난다. 고객 입장에서는 부품의 개별 성능뿐 아니라 장비 안에서 차지하는 공간과 통합의 편의성도 구매 기준이 되는 셈이다.

방산·항공우주 분야의 적용처는 레이더, 전자전, 군용 통신이다. 전자전은 전자기 신호를 이용해 상대 장비의 활동을 탐지하거나 방해하는 분야다. RFHIC는 여러 주파수 대역의 반도체 전력증폭기를 해당 시장에 제시하고 있다.

사업 범위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산업·과학·의료 분야에서 RF 에너지를 활용하는 고출력 시스템도 다룬다. RFHIC의 사업을 읽는 중심축은 GaN 기반 증폭 기술을 고객의 용도에 맞는 제품으로 전환하는 능력이라고 볼 수 있다.

통신용과 방산용 제품을 모두 보유한다는 사실은 확인된다. 다만 제품 목록만으로 어느 시장이 현재 이익 증가를 주도하는지까지 판단할 수는 없다. 이를 알려면 실제 매출 구성과 고객의 발주 변화를 함께 봐야 한다.

웨이비스, 국내 칩 제조 공정이 갖는 의미

웨이비스(289930)는 GaN RF 칩의 제조 공정부터 패키지 트랜지스터, 전력증폭기와 모듈까지 연결하는 사업 구조를 설명한다. 회사가 강조하는 부분은 칩 제조 공정을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고객 요구에 맞춘 제품 개발과 생산을 수행한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RFHIC와 웨이비스는 제품 영역이 겹친다. 두 회사를 비교할 때는 각자가 강조하는 기술의 출발점과 실제 판매 제품을 함께 살펴야 한다. 공식 자료만으로 제조 공정의 모든 범위나 기술 우열을 일괄적으로 가를 수는 없다.

웨이비스의 공정 활용을 보여주는 구체적인 사례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자료에서 찾을 수 있다.

ETRI는 2026년 기술이전 자료에서 웨이비스의 0.2㎛ GaN 공정으로 설계한 X대역 송수신 집적회로를 소개했다. 송신용 전력증폭기, 수신용 저잡음증폭기, 신호 경로를 바꾸는 스위치를 하나의 칩으로 통합한 기술이다. 적용 분야에는 능동위상배열(AESA) 레이더와 합성개구레이더(SAR) 위성 등이 제시돼 있다.

이 사례는 국내 제조 공정을 이용해 레이더의 핵심 기능을 집적하는 기술이 개발됐다는 의미를 갖는다. ETRI는 해당 기술의 배경으로 해외 기술 이전과 부품 조달의 어려움도 설명한다. 국내 공정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은 고객이 부품을 확보하고 제품을 개발하는 선택지를 넓혀준다.

여기서 확인되는 성과는 기술 개발과 공정 활용이다. 해당 기술이 특정 무기체계에서 얼마나 판매됐는지는 별도의 문제다. 국산화의 사업적 가치는 고객 채택과 반복 생산으로 이어질 때 더 분명해진다.

RF머트리얼즈를 함께 보면 반도체의 바깥이 보인다

고출력 반도체가 제 성능을 내려면 칩 주변의 구조도 중요하다. 전기적으로 연결돼야 하고, 외부 환경으로부터 보호받아야 하며, 작동 중 발생하는 열을 밖으로 전달해야 한다.

RF머트리얼즈(327260)는 이 지점에서 연결된다. 회사는 RF 트랜지스터와 집적회로용 세라믹·금속 패키지를 공급하며, 고출력 부품을 위한 방열 구조를 소개한다. 적용 분야에는 무선통신 인프라, 레이더, 위성통신 등이 포함된다.

세 회사의 역할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기업주요 제품·역량사업을 이해하는 핵심
RFHICGaN 트랜지스터·전력증폭기·고출력 시스템증폭 기술을 다양한 고객용 제품으로 전환
웨이비스GaN RF 칩 공정·패키지 트랜지스터·증폭기·모듈칩 제조 공정과 제품 개발·생산의 연결
RF머트리얼즈RF용 패키지·방열 소재 등고출력 부품의 연결·보호·열 관리

RF머트리얼즈는 RFHIC의 연결 종속회사이기도 하다. 두 회사를 함께 볼 때는 제품 관계에 더해 계열 관계를 고려해야 한다. RFHIC 연결 실적과 RF머트리얼즈 실적을 단순히 더하면 사업 규모를 중복 계산할 수 있다.

또한 RF머트리얼즈에는 광통신과 레이저 관련 패키지 사업도 있다. 따라서 회사 전체의 실적 변화를 GaN 수요 하나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어떤 제품과 고객에서 매출이 늘었는지를 확인해야 연결고리가 정확해진다.

같은 GaN 분야에 있어도 실적의 모습은 다르다

기술과 제품의 공통점은 실적에서도 같은 결과를 보장할까. 2026년 상반기 수치를 보면 두 기업의 현재 상태에는 차이가 있다.

단위: 억원

기업·기준항목2025년 상반기2026년 상반기
RFHIC·별도매출액508.5540.4
RFHIC·별도영업이익92.7107.2
웨이비스·개별매출액145.3129.4
웨이비스·개별영업이익−48.8−40.6

각 회사 반기보고서의 1~6월 누적 수치를 억원으로 환산·반올림했다. RFHIC는 종속회사 합산 영향을 구분하기 위해 별도재무제표를 사용했다. 각 회사의 전체 사업 실적이므로 동일 제품의 수익성을 비교한 표는 아니다.

RFHIC는 별도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했다. 웨이비스는 매출이 감소했지만 영업손실 규모는 줄었다. 현재 공개된 숫자에서는 RFHIC의 영업흑자와 웨이비스의 영업적자가 구분된다.

웨이비스는 같은 기간 금융수익이 크게 반영돼 순이익은 흑자를 기록했다. 따라서 제품 판매 사업의 수익성을 살펴볼 때는 순이익과 영업손익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이 차이를 곧바로 기술력의 순위로 해석할 수는 없다. 제품 구성과 고객, 판매 규모, 비용 구조가 다르기 때문이다. 다만 GaN 기술을 확보한 기업이라는 설명만으로 현재의 이익 창출 능력까지 같다고 볼 수 없다는 점은 분명하다.

기술이 매출로 이어지는 속도는 고객이 결정한다

통신용 부품의 판매를 판단하려면 통신사업자의 투자와 장비업체의 구매가 실제 주문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살펴야 한다. 차세대 통신 기술에 대한 관심이 커져도 고객이 장비 도입을 늦추면 부품 매출의 시점도 달라질 수 있다.

방산에서도 고객의 개발·시험·인증 일정이 중요하다. RFHIC는 반기보고서에서 레이더 관련 사업의 위험 요인으로 고객의 설계 변경과 인증·시험평가 지연에 따른 납기 영향을 제시했다. 기술적 요구를 충족하는 것과 예정된 시점에 납품을 완료하는 것은 각각 관리해야 할 과제다.

고객 집중도는 이 차이를 더욱 크게 만들 수 있다. 웨이비스의 2026년 상반기 보고서에서는 이름을 공개하지 않은 **A 고객사가 매출의 77.64%**를 차지했다. 특정 고객과 깊게 연결된 공급 관계는 사업 기반이 될 수 있지만, 그 고객의 발주와 납품 일정이 회사 전체 실적에 미치는 영향도 커진다.

따라서 향후 실적을 읽을 때는 매출 증가와 함께 고객 구성이 어떻게 바뀌는지 봐야 한다. 기존 고객의 주문이 반복되는지, 신규 고객 매출이 추가되는지, 매출 확대가 영업손익 개선으로 이어지는지가 사업의 안정성을 설명해준다.

해외 경쟁도 함께 존재한다. 코보는 상업용·방산용 GaN 공정을 제공하고 있으며, 마콤(MACOM)은 2023년 12월 울프스피드의 RF 사업 인수를 완료했다. 국내 기업이 해외로 고객을 넓힐 때는 이러한 업체들과 제품 성능, 공급 조건, 고객 지원 역량을 놓고 경쟁하게 된다.

KSL은 국내 제조 기반의 확보가 고객의 선택지를 넓히는 성과라고 본다. 그 성과가 장기적인 경쟁력으로 자리 잡는지는 실제 고객이 제품을 채택하고, 만족한 고객이 다음 주문을 이어가는 과정에서 판단해야 한다.

📝 Editor’s Comment | Perspective

RFHIC와 웨이비스를 바라볼 때 유용한 기준은 어떤 기술을 보유했고, 그 기술이 어떤 고객의 구매로 이어지는가다. 통신과 방산이라는 분류는 수요처를 설명하지만, 개별 기업이 확보한 이익까지 설명해주지는 않는다.

RFHIC에서는 이미 확보한 영업흑자가 어떤 제품과 고객을 통해 확대되는지가 중요하다. 웨이비스에서는 국내 칩 제조 공정과 제품 역량이 고객 확대 및 영업손실 축소로 이어지는지가 핵심이다. RF머트리얼즈까지 연결하면 같은 산업 안에서도 칩과 증폭기, 패키지의 사업 조건이 서로 다르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앞으로 GaN 관련 소식을 읽을 때 가장 의미 있는 변화는 기술 개발 이후 고객 채택과 반복 주문이 확인되는 순간일 것이다. 그것이 쌓일수록 통신주인지 방산주인지라는 질문보다, 해당 기업이 어떤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이익을 낼 수 있는지에 더 선명한 답을 얻을 수 있다.

📢 면책 조항 및 출처 안내

출처: 아래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자료 확인일은 2026년 9월 25일입니다.

실적 표는 공시 수치를 환산·반올림한 값입니다. 기업의 제품·제조 역량에 관한 설명은 각 회사의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했으며, ETRI 기술 개발 사례를 특정 기업의 양산 납품이나 매출 발생으로 해석하지 않았습니다.

투자 위험 경고: 이 글은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KSL이 사실관계와 쟁점을 정리한 정보 제공용 포커스입니다. 본문에 언급된 기업·기관의 계획과 전망은 발표 당시의 판단으로, 실제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특정 증권의 매수·매도를 권하는 내용은 아닙니다. 투자 결정과 그에 따른 책임은 투자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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